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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천히 뛰는 법을 알게 된 날, 나의 러닝 라이프가 시작됐다

by Runslowww 2026. 3. 3.

운동이 싫던 사람의 몸무게, 110kg

 

운동은 오랫동안 내게 아무 의미 없는 일이었다.

나는 몸을 움직이는 걸 싫어했다. 아주 싫어했다.

 

한때 내 몸무게는 110kg이었다.

 

2015년, 첫 직장에 들어갔던 시절.

그때의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깊었다.

 

아침 8시 출근.

7시 30분까지 도착해 출근 체크를 해야 했다.

퇴근은 저녁 6시였지만 집까지는 한 시간이 더 걸렸다.

 

그리고 나는 늘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.

 

그건 위로라기보다,

그날을 버티기 위한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.

 


 

스트레스와 고혈압, 몸이 보내던 신호

 

몸은 점점 무거워졌다.

 

부종이 생겼고,

스트레스를 받으면 귀 뒤쪽 갑상선이 부었다.

 

혈압도 높았다.

 

‘이렇게 살다가는 일찍 끝나는 건 아닐까.’

 

그 생각은 점점 현실처럼 느껴졌다.

 


 

러닝을 시작한 이유: 사랑하는 사람 때문이었다

 

그날도 평소와 같았다.

 

밥을 먹고 누워 있었다.

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

 

사랑하는 아내를 두고

내가 먼저 갈 수도 있겠구나.

 

그 생각은 조용했지만 선명했다.

 

나는 몸을 일으켰다.

운동화를 신었다.

그리고 밖으로 나갔다.

 

2021년 1월 겨울이었다.

 


 

중랑천 1km, 내 인생 첫 러닝

 

밖은 추웠다.

 

숨을 들이마시면 공기가 차갑게 목을 스쳤다.

가만히 걷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.

 

“조금만 뛰어볼까.”

 

패딩을 입은 채로 중랑천을 천천히 뛰었다.

한 바퀴.

아마 1km 정도였을 것이다.

 

지금 보면 짧은 거리다.

하지만 그날의 나에게는 결코 짧지 않았다.

 


 

천천히 뛰는 법을 처음 알게 된 순간

 

나는 초·중·고를 졸업했고 대학도 나왔다.

 

하지만 이상하게도

‘오래 달리는 방법’은 배운 적이 없었다.

 

체력장에서는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

군대 구보는 늘 괴로웠다.

 

이등병, 일병 때는 낙오했고

상병이 되어서야 오기로 버텼다.

 

하지만 그건 ‘달리기’를 이해한 것이 아니었다.

 

그 겨울 밤, 나는 처음 알았다.

 

천천히 뛰면 되는 거였다.

 

숨이 끊어질 듯 몰아붙이지 않아도

멈추지 않고 앞으로 갈 수 있다는 것.

 

그 단순한 사실을

나는 그제야 알았다.

 


 

나의 러닝 라이프는 그렇게 시작됐다

 

“아, 나도 뛸 수 있구나.”

 

거창한 결심은 없었다.

박수도 없었다.

 

그저 추운 겨울 밤,

무거운 몸으로 한 걸음 내디뎠을 뿐이다.

 

하지만 어떤 시작은 늘 그렇게 온다.

 

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.

내 러닝 라이프가 시작된 것은.